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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세계교회, 740만 팔레스타인 난민 돕기 나섰다

세계교회, 740만 팔레스타인 난민 돕기 나섰다
  • 2013.07.0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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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한국YMCA,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가다

20대 청춘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공격을 막겠다는 이유로 설치해 놓은 ‘분리장벽’에 돌을 던진 죗값이었다. 출소한 지 한 달 보름이 지나도록 일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막일이라도 하고 싶은데, 수감 중 팔뼈를 다쳐 힘을 많이 쓸 수가 없다. ‘3대째 난민’인 팔레스타인 청년 알리 아보아케르(24)가 마주한 현실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예수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 북쪽으로 2㎞쯤 떨어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아이다(Aida) 난민촌. 알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을 한국YMCA전국연맹(한국Y·이사장 안재웅) 방문팀과 함께 찾았다. 4800여명이 사는 마을에는 나흘째 수돗물 공급이 끊긴 상태였다. 

“용수 공급은 베들레헴 지역의 83%를 이미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 측 주무관청에서 담당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스라엘 정착촌에 비해 팔레스타인 정착촌과 난민촌에 공급되는 용수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팔레스타인 난민·거주권 지원단체인 바딜(BADIL)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루브나 쇼말리(여) 소장의 설명이다. 여분의 물을 담아두기 위해 건물 옥상마다 빼곡히 들어서 있는 수백 개의 검정색 수조(水槽)들은 난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울 같았다. 

‘재앙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저항도 마찬가지다(Nakba is ongoing, but so is palestinian resistance)’ 분리 장벽과 동네 담벼락에 굵고 진한 글씨로 새겨진 ‘저항’의 문구에서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울분과 분노가 느껴졌다.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는 이스라엘이 국가 탄생을 선포한 1948년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이른바 ‘인종청소(ethnic cleansing)’ 정책 시행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고향 마을에서 쫓겨나거나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 접경국가로 내몰렸다. 

알리의 조부모도 1948년 베들레헴 고향 마을을 등지고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65년이 지난 지금, 알리에 이르기까지 가문 3대의 운명은 아직도 난민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난민촌 거주자들은 생활용수 사용은 물론 주거 이전과 통행의 자유 등 기본적 생존권을 이스라엘로부터 박탈당하고 있다. 

홧김에 분리장벽이나 이스라엘 군용 차량 등에 돌이라도 던져 붙잡히기라도 하면 알리처럼 난민에다 전과자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총 길이 740여㎞에 달하는 분리장벽 인근에 주로 위치한 난민촌에는 ‘제2의 알리’가 적지 않다고 여행가이드 모하네드(35)씨는 귀띔했다. 

유엔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난민은 지난해 말 현재 740만여명. 전 세계 난민(1500만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다. 난민촌은 베들레헴에 3개를 포함, 서안에만 18개가 있다. 가자 지구와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 인근 국가에 캠프촌 형태로 조성된 곳도 30여 곳에 이른다. 쇼말리 소장은 “난민촌마다 생활 여건은 천차만별”이라며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난민촌에 대한 지원 규모나 교육의 질적 수준이 예전만 못하다”고 설명했다.

난민들의 기본적 인권과 생존권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 세계 기독교계는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힘없는 자의 편에 서서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는(롬 12:15)’ 마음이 십시일반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팔레스타인 난민들과 지역 평화를 위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에큐메니컬 동반 프로젝트(EAPPI)’를 진행하는 한편 예루살렘 인터처치센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에큐메니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 교계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원그룹 네트워크를 이미 구성, 유엔 등을 통해 이스라엘의 인종청소 시행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 교계도 한국Y를 중심으로 뭉쳤다. 한국Y 생명평화센터 이윤희 사무국장은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기독 네트워크를 결성해 연대와 협력을 모색 중”이라며 “한국 교회가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손 내미는 것은 곧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베들레헴=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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